책책책 3

소년이 온다

광주에서 친척 누나의 결혼식이 예정 되어 있었어서, 광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책을 읽었다. 글에서 다루는 배경이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괜시리 더욱 몰입이 되었다.“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책을 읽는 내내,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한강 작가가 언급했었던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본 질문은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언급된 내용이긴 하지만 ‘소년이 온다’도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기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소년이 온다’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부분 군인들의 만행, 적나라한 학살의 표현과 같은 내용에 분노하고, 슬퍼하곤 한다. 물론, 나 또한 그러지 않은 것은 아니나, ‘정대’가 제 누나를 위해 ..

책책책 2025.03.28

행복의 기원

생일 날 형에게서 “지성아, 생일 축하한다. 필요한 거 있니? ”라고 묻는 문자에 “재밌게 읽었던 책이나 한 권 보내줘” 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렇게 이튿날 형이 보내준 책을 받았다. 사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꽤 실망스러웠다. 행복의 기원이라니.. 뭐 흔한 자기계발서처럼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와 같은 말들을 늘어놓을 줄 알았다. 그래도 형이 보내주었으니, 안 읽어 볼 순 없기에 읽게 되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굉장히 새롭고 재밌었다. 저자는 평생 행복에 대해 연구해온 심리학 교수인데, 인간이라는 생물은 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이것이 생존과 어떻게 관련이 되어 있는지 분석적으로 접근하였다. 인류 진화의 최우선 순위는 생존이고 이러한 생존을 가능케 한 것은 번식과 사회화이다. 사회화 측면..

책책책 2025.03.28

작별하지 않는다

“밤에 배앓이를 가끔 했는데, 엄마는 내 엄지손가락을 실로 묶고 바늘로 손톱 아래를 따주고는 한없이 배를 문질러줬어. ”누군가를 위해 손을 따주는 것은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나는 어린 시절 잔병치레가 거의 없었기에, 가끔 체할 때면 마치 큰일이라도 난 듯 칭얼거리곤 했다. 그러면 할머니가 다가와 나의 손을 따주었고, 체한 것이 가라앉은 후에도 모처럼 받은 관심이 아쉬워 꾀병을 부리기도 했다.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어, 유독 잘 체하는 체질의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체할 때마다 나에게 손을 따달라고 부탁했고,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손을 따주는 경험을 했다. 겉보기엔 쉬워 보였지만 막상 해보니 어렵다는 걸 알았다. 처음엔 너무 약하게 찔러 피도 나지 않았고, 바늘로 찔러 피를 나게 한다는 행동..

책책책 2025.03.28